야채수 브랜드가 예자농이고 회사이름도 예술자연농식품인데요, 예자농이라는 농사기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요?
한마음공동체 홈페이지글 발췌 (오창국 한마음공동체 홍보기획조정실장)

예술자연재배는 자연농법에서 그 근거를 찾고 있습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번영하도록 자연계가 이끌어간다는 기본적인 철학이 그 근간에 깔려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연 속에 인간이 배워야 할 원리가 있으며, 그 원리를 농업기술로 응용, 개발하는 것이 농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원리란 다름 아닌 자연존중, 자연규범, 자연순응입니다. 대자연을 존중하여 그 섭리를 규범으로 순응한다는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이러한 자연농법의 원리를 받아들이면서도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농민들에게 있어 한 해 농사는 생계와 직결되는 것이고, 한 해에 기껏해야 한번, 내지는 두 번의 농사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원칙을 지키면서도 농민들이 주도가 되는 생산과 유통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가치있는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들을 교육하고, 농사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하는 모델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술자연재배가 추구하는 농사의 원칙은 자연의 힘을 믿는 것입니다. 이미 자연 스스로는 작물들이 자라고 성장하는데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적정량의 소출을 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추구해온 증산을 위한 노력들, 비료와 퇴비 기타 여러 제재들을 투여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투여하지 않는데 농사가 가능할까? 사람들의 상식을 뒤집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의 생각 속에는 투여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 비료를 넣었고, 환경을 생각하는 농민들도 화학적인 성분이 주를 이루는 비료대신에 퇴비를 생산하여 흙 속에 투여해 왔습니다. 그리고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농약을 살포하고, 일정한 기능이 있는 제재들을 투여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흙을 오염시키고, 자연 본래의 힘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연농법이고 예술자연재배입니다.

그래서 예술자연재배에서는 철저하게 무비료, 무퇴비를 고집합니다. 땅을 본래 자연의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땅 속에 과다하게 투여되어 있는 성분들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살찌는 이유가 영양과다에 있듯이 땅도 영양 과다상태에 있다고 생각해서 땅 속에 있는 과다한 성분들을 제거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합니다. 그것이 땀 만들기의 기본이고, 땅을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믿고,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반적인 재배지의 토양은 차이는 있지만 깊이 파들어가면 어느 부분에서 굳어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전문적인 용어로 경반층이라고 하지요. 이 경반층이 자연이 원하는 소통을 막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땅에서 올라오는 지기와 하늘(해, 달, 별)에서 내려오는 천기의 소통을 가로막기에 땅이 지닌 본래의 힘을 통해 작물을 재배하지 못하고, 경반층 위에서 형성된 토양의 영양을 통해서만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술자연재배에서는 경반층을 제거하는데 애쓰고 있는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에서는 경반층을 비독층(肥毒層)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독이 쌓여있는 층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이 독을 제거하는 일이 예술자연재배에서는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자연이 지닌 본래의 힘을 되돌리기 위해서 예술자연재배에서는 비독층을 제거하고자 여러 가지 방법들을 찾고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뿌리가 깊게 뻗어 내려가는 작물을 심는 것입니다. 보리나 밀과 같이 뿌리가 깊게 내려가는 작물을 심어서 비독층에 구멍을 내고 비독층에 쌓인 독을 흡수하여 땅을 떼알구조로 만들어 물과 공기의 소통이 잘 되는 땅을 만드는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비독제거와 더불어 종자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종자가 변형되어 있기 때문에 종자의 본래상태를 찾아내는 일에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한마음공동체는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천착하여 예술자연재배 농산물을 생산하는 일에 열심을 낼 것입니다.

또한 예술자연재배는 하늘과 땅과 사람의 소통을 통해 결과물(농작물)을 얻는 농사방법입니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하늘과 땅과 사람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하늘을 안다함은 단순히 일기를 알고 거기에 맞는 대응을 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하늘을 안다함은 우리가 지구라는 별에서 살고 있음을 아는 것이고, 지구가 태양계에 속해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 태양계가 변두리 은하에 속해있고,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란 곳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을 안다함은 우주를 관철하는 원리들을 인정하고 순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지가, 그리고 우리의 몸이 태양과 달과 별들의 기운을 받아들여 살아가고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땅을 안다함은 우리가 살아가는 대지가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지구가 생성된 이래로 수많은 세월을 거쳐 형성되었음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대지는 융기와 침하, 폭발과 가라앉음, 퇴적과 마모 등 다양한 과정을 거쳐 우리 앞에 놓여진 것입니다. 우리의 삶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의 인생이야 길어야 백년 남짓이지만 땅의 역사는 수천, 수만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토양에도 역사가 있습니다. 언제부터 농지로 이용되었는지, 비료는 언제부터 투입했는지, 퇴비는 또 언제부터 얼만큼이나 투여했는지, 실제로 땅이 형성된 과정은 어떠했는지 조금만 관심을 갖고 알아보면 땅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땅을 안다는 것은 땅이 형성되는 과정이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어 왔음을 아는 것입니다. 물과 바람과 불과 쇠와 나무에 의해 땅은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땅을 안다는 것은 결국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아는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땅이 이러한 외부적인 조건들에 의해 변화되어 왔음을 인지하고, 그것을 땅이 원하는 본래의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입니다. 땅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기운들과 대기상의 기운들이 막힘없이 소통될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이 예술자연재배의 기본입니다.

사람에 대해 안다는 것은 결국 사람이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입니다. 하늘과 땅이 연합하여 열매는 맺는 이치를 깨닫고 매년 적절한 노동과 관리를 통해 농작물을 수확하는 것이 인간의 역할인 셈입니다. 욕심을 내려놓고 땅과 하늘의 기운을 수용해서 농작물을 재배할 땅에 가장 적합한 종자를 고르고, 그 땅에 소통을 막는 비독들을 제거해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일들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술자연재배는 하늘의 이치와 땅의 이치, 사람의 역할을 충분히 수용하여 합작품을 만들어내는 예술작업인 셈입니다. 농사를 돈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예술자연재배입니다. 하지만 농업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현실에서 빈번히 좌초될 수밖에 없습니다. 철학과 가치를 앞세워 헌신하는 마음으로 농사를 짓는다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과 수고로운 손길이 없으면 예술자연재배는 더디게 진전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생명을 지키고 생명을 나누는 농업은 소비자와 함께, 모든 사람이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이러한 원리를 알기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함께 농사를 지어야 함을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예술자연재배는 일본에서 시작된 것으로, 무비료, 무농약, 무퇴비를 기본으로 하는 농사방법입니다.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 땅의 소중함을 깨닫고, 땅이 지닌 본래의 힘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간의 과도한 욕심에 의해 투여된 비독들을 제거하는 것과 그 땅에 적합한 종자를 채취하여 그 종자에서 작물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최소한의 노력을 가미하는 농사법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본디 자연농법이라는 농사법에 그 연원을 두고 있습니다. 1935년 오키다 모키치 선생에 의해 창시된 자연농법은 모키지 선생 사후에 여러 류파로 전래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자연농법은 자연존중, 자연규범, 자연순응의 원리를 농업기술로서 응용, 개발하는 것이 농업의 본질이라고 간주하고, 자연생태계의 위대한 힘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연농법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후꾸오까 마사노부 선생의 책들(생명의 농업, 짚 한오라기의 혁명 등)이 소개되면서 부터였습니다. 후꾸오까 선생은 일체무용(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의 농사법을 소개했습니다. 땅 갈지 않기(무경운), 비료 안 주기(무비료 혹은 무양분), 잡초 안 뽑기(무제초). 농약 안 주기(무농약)의 4무(四無)농법을 소개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꾸오까 선생의 책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거대담론을 포함한 것으로서 일반 농부들이 읽어내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후꾸오까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후꾸오까 선생의 개인적인 삶의 여정에 대한 이해 없이 책을 통한 이론적인 공감만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입니다. 후꾸오까 선생은 대지주의 가문에서 태어난 까닭에 현실적인 실물경제와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원칙과 기기에 따른 생활실천이 있었기에 후꾸오까 선생은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은 농업이 곧 생활로 이어지기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후꾸오까 선생을 이어 우리에게 소개된 자연농법과 관련된 사람은 '신비한 밭에서'라는 책의 저자인 가와구치 요시카즈였습니다. 요시카즈 역시 일본에서 자기 영역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분으로, 자연농법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길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요시카즈의 책은 잡초와 함께 짓는 농사라는 부제가 달려있을 정도로 초생재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한마음공동체가 자연농법과 연결된 것은 2003년 남상도목사의 일본방문에서였습니다. 본래목적은 유기농업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퇴비를 생산하는 공장(하사카 플랜트)을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일본의 농업을 소개받는 과정에서 예술자연재배연구회와 연결된 것이었습니다. 일본의 예술자연재배연구회는 기무라씨(기적의 사과 주인공)가 회장으로 있는 자연농업실천농가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자연농법을 예술로 승화시킨 농민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이 한마음공동체에 예술자연재배를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가 기존의 자연농법과 차이가 나는 점이 있다면, 경운을 인정한다는 것과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시도들을 인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다른 류의 자연농법에 비해 훨씬 더 원칙에 가까운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무엇보다도 땅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종자에 대해서도 강조합니다. 예술자연재배는 잡초와 더불어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잡초가 자라지 않는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썩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입니다.

(오창국 한마음공동체 홍보기획조정실장님의 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