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는 오래 전부터 길러 왔기 때문에 다양한 명칭으로 불렸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묘(), 검은 털을 벗지 못한 새끼를 의자(蟻子), 세 번째 잠자는 누에는 삼유(三幼), 27일 된 것을 잠노(蠶老), 늙은 것을 홍잠(紅蠶), 번데기를 용(踊), 성체를 아(蛾), 고치를 견(繭), 똥을 잠사(蠶砂)라 하였다.

몸통은 원통형이며, 머리 ·가슴 ·배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몸은 배자 때에는 14마디이나 배자발생 도중에 제13마디가 작아져서 제14마디와 융합되어 1마디 모양이 되기 때문에 13마디가 된다. 다리는 가슴마디에 3쌍, 배마디에 4쌍이 있으며, 제11마디 등 쪽에 미각이 있다. 6쌍의 홑눈이 있으나 시각작용은 하지 못하며, 미각과 후각 기능은 아래턱수염이 한다. 직사광선을 싫어하고 15∼30 lx의 밝기를 좋아한다. 몸은 젖빛을 띠며 연한 키틴질 껍질로 덮여 있어 부드러운 감촉을 준다.

알에서 부화되어 나왔을 때 누에의 크기는 약 3 mm이며, 털이 많고 검은 빛깔을 띠기 때문에 털누에 또는 개미누에[蟻蠶]라고 한다. 개미누에는 뽕잎을 먹으면서 성장하며, 4령 에는 잠을 자고 5령이 되면 급속하게 자라서 8 cm 정도가 된다. 5령 말까지의 유충기간 일수는 품종과 환경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20일 내외이다. 5령 말이 되면 뽕 먹는 것을 멈추고 고치를 짓기 시작하는데 약 60시간에 걸쳐 2.5 g 정도의 고치를 만든다.

실은 1개의 고치에서 1,200∼1,500 m가 나온다. 고치를 지은 후 약 70시간이 지나면 고치 속에서 번데기가 되며, 그 후 12∼16일이 되면 나방이 된다. 이 나방은 알칼리성 용액으로 고치의 한쪽 끝을 뚫고 나오며, 암 나방은 약 500∼600개의 알을 낳고 죽는다.

현재 한국에서는 봄누에용, 가을누에용, 봄 ·가을누에 겸용으로 나누어 장려 품종을 지정하고 있다. 봄누에용으로 칠보잠 ·육농잠 ·장춘잠 ·다보잠 ·영산잠 등이 있고, 가을누에용으로는 경연잠 ·사성잠 등이 있다. 봄 ·가을누에 겸용잠으로는 백옥잠이 있다.

한국에서 누에가 전래된 것은 《한서(漢書)》 <지리지>에 의하면, 기자(箕子)가 지금부터 3000여 년 전에 전하였다고 한다. 그 후 삼한과 고려를 거치는 동안 역대 왕들이 장려 발전시켰으며, 조선시대에는 태종 11년 후비친잠법(后妃親蠶法)을 제정하여 왕후로 하여금 궁중에서 누에를 치게 하였고, 세조 1년에는 종상법(種桑法)을 제정 공포하여 대호 300그루, 중호 200그루, 소호 100그루, 빈호 50그루씩을 심게 하였으며, 뽕나무를 잘못 심어 말라 죽게 한 농가는 벌을 주기까지 하였다.

또한 누에를 치는 데 관계된 서적을 간행하여 양잠기술도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즉, 세종 때에는 언문으로 된 양잠서(養蠶書)가 있었다고 하며, 중종(中宗) 때에는 김안국(金安國)이 《잠서언해(蠶書諺解)》를 저술하였고, 고종(高宗) 연간에는 《농상집요(蠶桑輯要)》 《잠상촬요(蠶桑撮要)》 등의 서적이 간행되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의 누에치기와 뽕기르기 항목에는 누에치기 좋은 날과 꺼리는 날, 누에를 내고 미역 감기기 좋은 날, 누에가 꺼리는 것, 누에미역감기는 법 따위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누에를 이용한 상처의 치료법도 기록되어 있다.

누에를 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副産物)도 적지 않다. 누에똥은 가축 사료, 발근 촉진제, 녹색염료, 활성탄 제조 및 연필심 제조 등에 쓰이며, 제사(製絲)과정에서 나오는 번데기는 식용과 사료, 고급 비누와 식용유의 원료로 쓰인다. 누에가 죽어서 마른 것[白殭蠶], 번데기, 두 번째 기른 누에나방[原蠶蛾], 누에똥, 누에알 낸 종이[蠶布紙], 풋고치[新綿] 등은 한방에서 약으로 쓴다. 그 밖에 유전(遺傳)에 관한 실험과 생리 실험 동물로도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