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예술자연재배인가?

 

김태중 한마음공동체 구매부장

 

지난호에서 예술자연재배란 자연생태계와 비슷해지도록 농업환경을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서 자연본래의 힘으로 농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으로,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뿐만 아니라 퇴비까지도 사용하지 않고 흙 본래의 위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여 작물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무투입의 농사방법이란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호에서는 그럼 지금에 와서 생산자는 왜 이러한 예술자연재배 농사를 지어야 하고, 소비자는 왜 그 농산물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합니다.

 

1999년에 친환경농산물(저농약농산물 포함) 재배면적은 1,306ha로 전체경지면적 대비 0.07%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약94배 증가한 122,882ha로 비율로는 7%를 차지할 정도로 비약적인 양적성장을 하였습니다. 2010년에는 10%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1999년에 26%에 이르던 유기농산물 비율이 2007년에는 6%에 불과하고 70% 가까이를 저농약농산물이 차지하는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렇게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지만 이것이 질적성장을 담보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유기농을 반대하던 정부도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정책이 바뀌어 친환경을 장려하는 실정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친환경 정책들이 거의가 미생물제, 천적 등 농자재 지원 위주입니다. 그렇다보니 농민들에게 자재를 판매하는 업자들만 경제적 풍요를 이루고, 농민들은 일부 판로가 확실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과도한 자재 투입의 고비용의 친환경으로는 앞으로 농가들이 농업경영을 하는데 있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측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투입자체를 최소화 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예술자연재배야말로 앞으로 국제화시대에 농업경쟁력을 갖기 위해서 꼭 필요한 농사방법일 것입니다. 또한 토양오염이나 수질오염 등 환경적인 요인을 생각할때에도 예술자연재배는 농업에 있어서 미래를 위한 현재의 가장 적합한 투자방법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단위면적당 질소시비량이 세계2위로 추천시비량의 1.6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화학비료든지 퇴비든지 질소비료의 사용량이 많아지면 작물은 병충해에 매우 취약해지며 맛도 나빠지고 또한 작물에 질산염이 축적됩니다. 사람이 질산염을 다량 섭취하면 위에서 아질산염으로 환원되어 유아의 경우 블루베이비 증후군이라고 하는 청색증을 일으키게 되고, 식품중의 아민과 반응하여 니트로사민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된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야기하는 질산염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더 심각한 피해를 끼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인의 채소섭취율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1년내내 김치(배추,무,갓 등)를 먹습니다. 그리고 한국인만이 가진 독특한 ‘쌈문화’가 있습니다. 고기든 생선이든 아니면 그냥 된장, 고추장에 입맛 없을 때 쌈을 싸 먹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중에 이 질산염이 가장 많이 축적되는 것이 과일보다는 채소가, 채소 중에서도 과채류, 근채류보다는 잎채소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FAO/WHO가 정한 질산염 1일섭취 허용량(219mg)보다 약1.7배에서 3.4배 많이 섭취하며, 이는 독일인의 8~10배, EU기준 평균 3~4배, 일본보다 2배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우리가 거의 매끼 먹게되는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무의 가식부위내 질산염 집적량은 서양인들이 주로 먹는 양채류에 비해 월등히 높습니다. 다른 경로로도 질산염이 섭취되지만 농산물을 통한 섭취량이 90%~95%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질산염은 특히나 더 문제가 되기에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질소비료 투입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투입하지 않는 예술자연재배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유럽연합이나 러시아 등 농업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에 채소의 질산염 허용기준을 정하고이를 어길시 폐기 등 강력한 통제체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우리 실정에 맞는 기준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질소비료의 사용량이 줄어들게 되고 토양이나 수질에 주는 부담도 줄게 될 것이며, 병충해 발병율 또한 낮아져서 농약살포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어 자연생태계나 사람에게 모두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한마음공동체에서는 이러한 예술자연재배를 한마음농법으로 정착시켜 모든 생산자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매년 교육, 연수, 현장지도를 통해 예술자연재배 농산물을 소비자회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자연재배가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소비자회원들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격려가 생산농민들에게 든든한 배경으로 자리하여 반드시 고품질, 저질소의 맛있고 우수한 농산물로 보답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생산농민들, 공동체일꾼들, 소비자회원들 모두가 우리의 이름처럼 ‘한마음’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비빌언덕이 되주면 차~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