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자연재배와 한마음공동체

 

오창국(한마음공동체 기획홍보조정실장)


 예술자연재배는 일본에서 시작된 것으로, 무비료, 무농약, 무퇴비를 기본으로 하는 농사방법입니다. 농사를 짓는데 있어서 땅의 소중함을 깨닫고, 땅이 지닌 본래의 힘을 회복시키기 위해 인간의 과도한 욕심에 의해 투여된 비독들을 제거하는 것과 그 땅에 적합한 종자를 채취하여 그 종자에서 작물을 얻어내기 위해 인간이 최소한의 노력을 가미하는 농사법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본디 자연농법이라는 농사법에 그 연원을 두고 있습니다. 1935년 오키다 모키치 선생에 의해 창시된 자연농법은 모키지 선생 사후에 여러 류파로 전래되어 내려오고 있습니다. 자연농법은 자연존중, 자연규범, 자연순응의 원리를 농업기술로서 응용, 개발하는 것이 농업의 본질이라고 간주하고, 자연생태계의 위대한 힘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연농법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후꾸오까 마사노부 선생의 책들(생명의 농업, 짚 한오라기의 혁명 등)이 소개되면서 부터였습니다. 후꾸오까 선생은 일체무용(아무것도 하지 않는다)의 농사법을 소개했습니다. 땅 갈지 않기(무경운), 비료 안 주기(무비료 혹은 무양분), 잡초 안 뽑기(무제초).  농약 안 주기(무농약)의 4무(四無)농법을 소개한 것입니다. 그러나 후꾸오까 선생의 책은 다분히 철학적이고, 거대담론을 포함한 것으로서 일반 농부들이 읽어내기엔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후꾸오까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시도를 했지만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는 후꾸오까 선생의 개인적인 삶의 여정에 대한 이해 없이 책을 통한 이론적인 공감만으로 접근하였기 때문입니다. 후꾸오까 선생은 대지주의 가문에서 태어난 까닭에 현실적인 실물경제와는 약간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원칙과 기기에 따른 생활실천이 있었기에 후꾸오까 선생은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지만, 우리의 현실은 농업이 곧 생활로 이어지기에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후꾸오까 선생을 이어 우리에게 소개된 자연농법과 관련된 사람은 '신비한 밭에서'라는 책의 저자인 가와구치 요시카즈였습니다. 요시카즈 역시 일본에서 자기 영역을 가지고 농사를 짓는 분으로, 자연농법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또 다른 길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요시카즈의 책은 잡초와 함께 짓는 농사라는 부제가 달려있을 정도로 초생재배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한마음공동체가 자연농법과 연결된 것은 2003년 남상도목사의 일본방문에서였습니다. 본래목적은 유기농업의 정착을 위해 필요한 퇴비를 생산하는 공장(하사카 플랜트)을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일본의 농업을 소개받는 과정에서 예술자연재배연구회와 연결된 것이었습니다. 일본의 예술자연재배연구회는 기무라씨(기적의 사과 주인공)가 회장으로 있는 자연농업실천농가들의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자연농법을 예술로 승화시킨 농민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들이 한마음공동체에 예술자연재배를 알려주신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가 기존의 자연농법과 차이가 나는 점이 있다면, 경운을 인정한다는 것과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시도들을 인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다른 류의 자연농법에 비해 훨씬 더 원칙에 가까운 것입니다. 예술자연재배는 무엇보다도 땅을 우선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종자에 대해서도 강조합니다. 예술자연재배는  잡초와 더불어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잡초가 자라지 않는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썩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발효되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