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의 기본적인 사고방식

 

(재)자연농법국제연구개발센타 농업시험장 연구부장

原川 達雄(하라카와 다쯔오)

 

1. 머리말

 

자연농법을 실시하는데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결국 어떤 자연관을 가지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자신의 자연관은 자연농법을 실시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대처방법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거로부터 알려진 자연관에는 크게 나누어서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서양적인 자연관이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대립하는 존재이며 인간의 의지에 맞춰서 자연을 개변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철학자인 우매하라(梅原)씨에 의하면 일신교는 인간중심의 사상을 크게 가지며 인간이 다른 생물에 대해 생살여탈(生殺與奪)의 권력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이 사상이 과학문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라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 또 하나는 동양적인 자연관이며 親鸞(신란)의 「自然法爾(자연법이)」「他力本願(타력본원)」의 사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그 自然法爾(자연법이)는 「자연에 있는 법칙성을 가진 움직임(생물의 관련이 있는 움직임)에 의하여 인간은 이끌어간다」. 他力本願(타력본원)은「인간의 본원(本願)인 건강․ 행복은 절대타력(絶對他力)인 자연의 움직임에 의해 성숙한다.」고 이해된다. 동양적인 자연관은 서양적인 그것과 다른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농법의 자연관은 동양적인 사상을 기본으로 하여 자연과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 사람의 관계를 한 새로운 자연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래에 기술하는 「자연농법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우리가 자연농법에 있어서 자연관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기술하고, 다음으로 자연에 대한 인간의 바람직한 관계에 대해서, 마지막으로는 재배기술의 기본적인 생각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2. 자연농법의 자연관

 

1935년에 자연농법의 기본을 설명한 오카다모키치(岡田茂吉)선생은 「대자연의 움직임은 진리 그대로 라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진리의 구현자(具現者)이며 우주의 지배자인 존재를 신이라고 한다. (중략) 인간이란 대자연 속에서 호흡을 하며 대자연의 힘에 의하여 생육하는 것이다. (중략) 따라서 대자연에 거역하면 멸하게 되고 대자연에 따르면 번창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는 말씀을 남기고 있다. 선생이 말하는 진리인 대자연이란 삼림이나 숲의 자연물을 말하는 게 아니라 자연이 가지고 있는 건강으로 이끌어나가는 방향성을 가진 기능이나 움직임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자연관을 설명하는 사례로서 자연이 가지고 있는 4가지 기능․역할을 기술해보겠다.

 

1) 삼림토양의 자기시비기능

표토토양의 가장 상부에는 새로운 낙엽․마른 풀(퇴비자재=Aoo층)이 있으며 그 바로 아래는 썩은 나무(퇴비화된 것=Ao -F층)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부식이라는 흙색인 단립화된 부드러운 흙(Ao-H층)이 있다(그림1). 이 부식은 작물을 기르는데 필요한 양분과 뿌리생육에 좋은 물리성 등을 가지고 있다.

작물을 기르는데 필요한 부식의 생성은 인간의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라 토양미생물이나 지렁이 등의 생물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그대로 남아 있으면 쓰레기가 되는 낙엽을 보물로 변화시킨 것은 토양 속의 생물이다.

작물의 양분을 만들어내는 토양생물의 움직임을 무시한 화성비료나 농약의 투여는 결과로서 원래 가지고 있는 토양의 생산기능을 저하시키게 된다.

 

                                                                          그림1 토양단면도                 

 

2) 병해충의 역할

수도작 재배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는 도열병이나 벼멸구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일까?

우리들이 다수확을 목표로 하여 다량의 질소를 투여하면 벼는 필요이상으로 질소양분을 흡수하여 소화불량을 일으켜 벼 체내에 질소산화물 특히, 아미드태질소가 축적되어 잎은 부드럽고 불건강한 상태가 된다. 도열병균은 이러한 벼에서 땀처럼 잎면에 나온 액체 속의 질소를 영양분으로 하여 증식하고 잎속으로 침입하여 발병한다(그림2).

또, 해충인 멸구는 그 아미드태질소를 즐겨 흡수하여 피해를 준다. 만약 벼가 건강하고 적당한 양분상태이면 도열병균도 멸구도 먹이가 없어서 피해가 생길 정도로 증식할 수 없다. 결국 병해충은 작물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신호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림2 작물체질과 도열병

 

 

3)잡초의 역할

농경지에 있어서 잡초는 역시 해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잡초도 토양의 비옥화에 큰 역할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흔히 보아왔던 뱀밥(토필)은 여름에는 쇠뜨기가 되어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칼슘 등의 미네랄을 흡수하여 지상부로 끌어올려 가을에는 지표에 환원시킨다. 쇠뜨기가 분해되면 표토토양이 pH가 조절되어 토양은 비옥하게 된다. 참소루쟁이도 땅속에 노란색의 굵은 뿌리를 내리며, 단단한 토양을 부드럽게 한다. 이들의 잡초는 토양이 비옥해짐에 따라 보이지 않게 되며, 대신에 콩과의 살갈퀴나 클로버 등이 나타나고 게다가 비옥한 토양이 되면 별꽃 등으로 식생이 천이한다. 이 식생의 천이는 토양이 비옥화로 가는 과정이며 식물의 종류 각각에 역할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영농하는데 있어서는 병원균․잡초문제 등, 그 때마다 발생하는 개개의 문제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필요하다. 그러나 자연농법에서는「흙이 위력을 발휘하면 병해충․잡초는 억제되어 작물은 스스로 건강하게 생육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에 입각한다(그림4). 그러기 위해서「기본적인 기술」의 운용과「직접적으로 잡초나 병해충을 억제하는 개개의 대응기술」의 운용을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면 제초작업이나 방충망의 사용은 대응기술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잡초를 억제시키기 위해서는 토양의 부식을 증가시키며, 표층에 미분해유기물을 활용하여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 병해충의 억제에는 건강한 작물재배를 하여 각각 생물의 역할을 인정한 해결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바꿔 말하자면 자연농법에서는 병해충이나 잡초 등이 발생하는 원인은 토양이나 작물자체에 있고, 그런 작물 육성한 경종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작물에 문제가 생겨 최종적으로 병해충이 발생함으로써 잡초나 병해충의 발생원인을 적게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5. 끝으로

 

자연농법을 실시하는 우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를 이룬 양분과 작물의 뿌리형성에 필요한 단립구조가 발달한 토양을 육성하여 흙이 위력을 발휘하는데 있다. 흙의 위력이 발휘되면 잡초나 병해충에 저항력을 가진 건강한 작물이 생육한다. 자연에는 원래 작물이 건강하게 생육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자연농법은 그것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종합적인 재배기술이다. 건강하게 육성하기 위해 자연의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우리의 사랑과 행위에 따라 흙은 더욱 더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림4. 자연농법의 문제해결의 열쇠는 흙의 위력을 발휘시키는 것

재배의 목표인 고품질․다수확를 얻기 위해서는 건강한 작물과 토양을 육성 하는 것이 포인트가 된다.

 

 

 

 

*** 위 글은 (재)자연농법국제연구센터의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